BOJ는 국내에서 제일 유명한 PS 사이트다. 그런 BOJ에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왔다. 서비스 재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한국 PS인들은 난민 신세가 되었다. 이에 대해 나의 관찰과 생각을 적어본다.
BOJ의 가치와 대체 OJ
국내에서 BOJ는 다방면으로 가치가 있었다.
BOJ는 한국어 사용자에게 접근성이 좋다. 한국 OJ이고, 한국 PS인이 많고, 한국어 문제가 정리되어있고, 한국어 자료도 대부분 BOJ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한국어로 PS를 한다면 BOJ를 모를 수 없다. 접근성이 좋아서 쓰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우선 Jungol이나 CodeUp 같은 국내 OJ를 찾아나서는 사람이 많았다. 혹은 아예 PS를 접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BOJ는 채점 가능한 문제가 많다. ICPC 문제도 있고, OI 문제도 있지만, 특히 BOJ만의 오리지널 문제가 많다. 문제가 많아서 쓰던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국적을 가리지 않고 여러 OJ에 퍼지는 듯하다. 또 QOJ 측에서 대대적으로 BOJ 오리지널 문제의 마이그레이션을 돕겠다고 나섰다. 아마 QOJ에 많은 사람이 유입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solved.ac가 BOJ의 제일 막강한 강점이라 생각한다. solved.ac가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나 가치있는지는 생략한다. solved.ac는 BOJ 기반이지만 BOJ 소속은 아니다. 따라서 BOJ 서비스 종료 후에도 다른 OJ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OJ에 많은 유입이 생길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BOJ 혹은 PS의 정서적 영향
다년간 운영된 BOJ에는 추억을 쌓은 사람들도 많다. 서비스 종료 이후 사람들이 앞으로의 불편함보다도 슬픔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 공지에서는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새 BOJ는 단순히 채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아니라 정서적 유대관계까지 형성된 곳이라는 뜻이다.
PS에 전념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도 PS가 저물어감을 바라보는 것은 쓸쓸하다. AI의 등장으로 PS 내부에서 신뢰도가 박살이 나기 시작했으며 구인 시장에서 PS의 가치도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 나는 BOJ만 사용하지는 않기에 대단한 타격을 입지는 않았으나, BOJ가 사라짐으로 다시 한 번 PS가 쇠퇴함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거의 BOJ 안에서만 PS를 이어온 사람들은 어떨까? BOJ가 사라져서 PS를 접는 사람들도 있고, BOJ가 사라져서 가본 적 없는 새로운 OJ를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방향이든 굉장히 막막하고 또 슬플 것이다.
BOJ가 없는 새로운 국면
BOJ는 국내 PS에서 사실상 표준이었다. 많은 PS인들이 명목상으로라도 본거지를 BOJ로 삼았다. 다른 OJ에서 연습을 하더라도 BOJ에 동일한 문제가 올라와있다면 꼭 코드를 BOJ로 옮겼다. 대부분의 대학별 대회 또한 BOJ에서 실시되었다. 중요한 문제는 BOJ에 올라와야 했다. 그래야 난이도가 매겨지고 레이팅이 인정이 되었으니까.
그러나 BOJ가 수행하는 역할에 비해 BOJ의 관리 인력은 부족했다. BOJ는 혼자서 운영하는 서비스였으며, 3만개의 문제나 60만명의 유저나 1억건의 제출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BOJ의 위상과 BOJ의 현실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앞으로 BOJ와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BOJ가 사라진 PS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일순간 뜯겨나간 BOJ의 공백을 채우고 지속 가능한 PS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아니면 BOJ 시절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한국은 PS 불모지가 되어버릴까? PS 접근성이 죽게 되면 PS 하던 사람들에게는 경쟁이 줄어드니 이득일까? 아니면 PS에 대해 인정해주던 가치가 줄어드니 손해일까?
앞으로의 미래는 알 수 없으나 아무쪼록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